지난 11월 24일부터 편의점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제한되었다.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돈 받고 파는 것도 금지되었다. 다만 1년간 단속과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는 계도기간이 존재한다. 이번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제한은 환경오염을 막기위한 취지로 시행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편의점에서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24일부터 편의점에서 구매한 물건을 담는 일회용 비닐봉투를 판매할 수 없다. 식당에서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해서도 안된다. 백화점에서 일회용 우산비닐 사용도 금지된다고 한다. 음식점과 주점에서는 일회용 비닐봉투와 쇼핑백을 파는 것만 가능해진다.
이번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 조치는 2019년 대형매장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이후 첫 확대 조치이다. 이미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와 165m2 이상인 슈퍼마켓에서는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됐으나 24일부터는 편의점 및 제과점 등에서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는 물건을 담아갈 비닐봉투를 공짜로 주지는 못하고 100원 정도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것은 가능한데 이제는 판매도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카페 및 식당에서도 일회용 플라스틱 컵만 사용이 금지됐었으나 앞으로는 일회용 종이컵도 사용할 수 없게 되고, 플라스틱 빨대와 젓는 막대 제공도 금지된다. 만약 일회용품 사용 제한을 어기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24일부터 적용되는 사용 제한 규정에 대해서는 1년간 계도기간이 부여돼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환경부가 이번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를 한달도 안 남긴 상황에서 불쑥 설정한 계도기간 탓에 오히려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환경부는 지난 4월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단속 유예, 6월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 10월 일회용컵 보증금제 지역 축소에 이어 이번에는 일회용품 규제 계도 기간까지 지정했다"며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정책이 계속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규제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개인 텀블러와 다회용컵 사용 비율은 2018년 44.3%였지만 정부 단속 이후 2019년 93.9%로 급증한 바 있다. 신우용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비율은 코로나19 이후 단속이 유예되면서 2020년 46.6%로 뚝 떨어졌다"며 "일회용품 사용은 업체 자율에 맡기기보다 정부가 규제하고 단속할수록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아직 우리에게 익숙한 일회용 봉투 사용 금지 시행은 낯설다. 하지만 환경부에서 이렇게 일회용품 사용 제한 확대를 시행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생활에서 편리함을 담당해오던 일회용 비닐봉투는 사실 환경오염의 대명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일회용 비닐봉투가 그동안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어떠한 해결방한이 있는지 알아도록 하자.
비닐봉지의 평균 사용 시간 12분, 전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비닐 봉투는 3% 미만
서울시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민 1인당 비닐봉투 사용량은 420개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연간 사용되는 전체 비닐봉지 숫자는 약 218억 개를 넘어선다. 이는 유럽연합 주요국의 평균(연간 198장)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한 국내 비닐봉투 생산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 작은 나라가 이렇게나 많은 비닐봉투를 생산하고 사용한다는 것이 놀랍다. 동시에 이러한 사실을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 또한 안타깝다.
우리가 일상에서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사용되온 비닐봉투는 평균 12분 동안 사용되고 이후에는 버려진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비닐 봉투는 3% 미만이라고 한다. 비닐봉투는 한번 버리면 분해에 걸리는 시간이 20년 정도 소요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500년에서 길게는 1000년 동안 남아있기도 한다. 이로 인해 토양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토양 오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일회용 봉투를 소각하면 다이옥신이라는 독성 환경 호르몬이 방출되어 일산화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여 오존층을 파괴하고, 대기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킨다.
만약 우리가 단 하루만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약 5200만 장의 비닐봉투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원유 약 95만1600L를 절약할 수 있으며, 이와 동시에 이산화탄소 약 6700톤이 감축된다고 한다. 이외에 환경부는 비닐봉지 사용 금지 조치로 연간 21억 2800만 장의 비닐 사용량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재활용 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경제성도 많이 떨어지는 일회용 비닐봉투.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가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비닐류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전부 재활용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비닐과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뚜렷한 하향세를 보였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늘어난 생활 폐기물은 이같은 상황을 더욱 심화시켰는데 길가 주변이 쓰레기기로 가득차 통행에 지장이 있을 정도이다.
비닐봉투는 해양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선진국들이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에 대한 강력한 규제에 나선 이유는 심각해져가는 플라스틱 해양쓰레기 문제라고 한다. 환경운동연합이 2020년 발표한 '전국 동서남해안 해양쓰레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 해안에서 가장 많이 수거된 쓰레기 1위는 '담배꽁초'로 밝혀졌다. 그리고 서해안에서는 특히 비닐장갑이 대거 쏟아져나왔다고 한다. 일회용 비닐장갑은 서해에서만 260여개가 수거되었는데 이는 손에 장갑을 끼고 음식을 먹는 '조개구이' 등이 발달한 서해 관광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음식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비닐장갑을 곳곳에 무단으로 투기한 것이다. 비닐장갑은 바람에 날려 멀리 날아갈 뿐만 아니라 쉽게 찢어지지도 않아 환경 오염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바다로떠밀려간 비닐장갑은 마치 '해파리'처럼 보여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착각하기 일쑤다.
7월 3일은 국제 비닐봉지 없는 날(International Plastic Bag Free Day)
7월 3일은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이다. 세계 일회용 비닐봉지 없는 날은 2008년 스페인의 국제환경단체 '기이아'가 제안해 만들어진 날로 매년 미국, 프랑스 등 40여개 외국 시민단체가 동참해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육지와 해양 생물을 포함한 자연 환경에 대한 플라스틱의 심각한 위협이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날은 의미있는 날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며 모범을 보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비닐봉지의 사용이 지구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며 무슨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해결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고있어야 한다.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조금만 참고 노력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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